어머니의 의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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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 장희
  • 출판일자 : 1970.01.01
  • 출판사 : 헤로도토스
  • 종이책 정가 : ₩0
  • 용량 : 0 B
  • 허용 단말기 : 스마트폰, 태블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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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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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1. 의문사
2. 마피아의 나라: 사법기관과 모 병원
3. 부검: 당달봉사가 판치는 세상
2부
4. 수난의 민족사와 어머니
5. 나의 그리스 유학
6. 한국의 인권 : 그 묵인의 실태와 출구
3부
7. 어머니의 사진
8. 외조부 고태호의 행적
9. 어머니의 글 (1946~2003)
검찰과 의사들의 사실 은폐와 왜곡을 고발한다 - 노모의 의문사를 둘러싼 의혹

한국 국민의 자국 사법제도에 대한 신뢰도는 무법지대에 가까운 콜롬비아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2014) 기준으로 OECD 회원 42개국 가운데 꼴찌에서 3번째인 39위이다.* 한국인의 경찰신뢰도는 OECD 34개 회원국 중 한국이 꼴찌에서 두 번째였고, 멕시코가 최하위로 나타났다.
이 이야기는 한 노모의 의문사를 두고 노정된 한국 경찰의 부당수사와 진실을 외면하는 의사들의 침묵에 관한 팩션(사실+허구)’이다.
1970년대 이전 대한민국은 너나 할 것 없이 참 가난한 나라였는데, 그 때 저자도 폐결핵에 걸렸다. 폐결핵 2기 말. 고등학교 졸업할 무렵 발견되었는데 죽어가는 저자를 살려낸 것이 어머니였다. 자식들 때문만이 아니다. 외조부가 항일 독립운동을 했으므로, 일제시대부터 어머니는 이미 고생길에 들어서 있었다. 해방 후 외세에 편승하여 친일파가 득세하고 좌익과 우익의 이념분쟁이 몰아치던 당시에도 어머니는 가난과 피곤에 젖은 외조부를 뒷바라지했다.
그렇게 반세기가 흘렀고, 시간 강사하며 애쓰는 딸을 보기 민망해하던 어머니가 82세 되던 해에 의문사 했다. 그 딸인 저자가 이 글을 쓴 것은 어머니의 의문사를 밝히려고 하는 과정에서 겪게 된 대한민국 인권의 현주소에 경악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리스에 유학했다. 예로부터 민주주의 온상으로 알려진 그리스는 사회가 더 투명하고 공정하다. 또 최근의 심각한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굶어죽는 사람이 없고 조용하기만 하다. 현재 정부가 돈이 없긴 한데, 사회 안전장치가 우리보다는 더 촘촘하다. 그 안전장치는 정부가 아니라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행해지는 전통에서도 기인한다. 또 우리나라 교수와 시간강사(지금은 ‘초빙교수’) 같은 그런 터무니없는 보수의 차별도 없다. 돈 없는 정부가 재원을 마련할 때도 저소득자를 털어 유리 지갑을 만들기보다는 있는 자에게 누진적으로 부담을 가중시킨다.
대한민국도 하루바삐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직권을 남용하는 경찰, 진실 앞에 침묵할 뿐만 아니라 허위사실을 우기기까지 하는 의사, 노동은 교수 못지않게 하고도 터무니없는 보수에 시달리는 많은 수의 이른바 ‘초빙교수’들, 이런 현안들은 별개의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서로 연관된 것으로, 다 사회가 투명하지 못하고 또 돈만 눈에 보일 뿐 공생의 가치관이 부족해서 생기는 현상들이다. 특히 한 인간이 어이없이 개죽음 당했는데도 없었던 일처럼 무시당하고 ‘찍’소리도 못내는 그런 사회는 안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글을 엮었다.
어머니의 의문사와 경찰 검찰의 사실왜곡

2009년 8월 8일 어머니가 죽었다. 1주일 동안 목에서 검은 진물을 수없이 올리다가 마지막 날에는 선지피를 토해냈다. 죽기 3주 전부터 갑자기 식도가 아파서 음식을 삼키지 못했고 마지막 한 1주일 동안은 물조차 넘기지를 못했다. 그 사인을 밝히기 위한 노력은 어머니가 죽은 다음 바로 시작되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그 동안 알게 된 것은 병원에서 내린 난소암 및 복막전이 진단의 증거가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복막전이도 소견일 뿐 그 원발부위가 발견되지 않았고, 또 병원에서는 부인과가 아니라 혈액종양과에서 혈액검사를 통해 난소암 확진을 내렸던 것이다. 매장한 지 5년 반 만에 관을 열어 실시한 부검 소견서에는 병원 기록 자체에도 난소암 및 복막전이의 근거가 밝혀져 있지 않다고 적혀있다.
어머니가 검은 피, 붉은 피를 다 토하고 죽은 사실은 병원기록의 사망 당시 정황의 서술에도 적혀있다. 그러나 6년이 다 가도록 경찰 검찰은 그런 사실을 전혀 언급조차 하지 않았고 피해자는 병원에서 진단한 난소암으로 죽은 것이 확실하다고 우겼고, 병원 기록에도 없는 사인으로 뇌경색, 복막암을 자의로 첨가했다.

의사들의 침묵과 증거 없는 사실 우기기


한국의 의사들은 다른 의사들의 진단에 대해 침묵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은폐의 관행은 의사들의 실수를 서로 눈감아주는 결과를 낳는다. 1차 병원에서 낸 진단에 대해 그 병원의 허락 없이 개인적으로 다른 병원에서 2차 의견을 받는 것이 쉽지 않다. 한국에서는 조직만이 진실의 열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또 모 의사협회에서는 혈액종양과에서 내린 난소암 진단에 대해 ‘적절한 판단’이었던 것으로 소견을 냈다. 조직검사도 없이 혈액검사 수치로 난소암 확진을 내린 것을 ‘적절한’ 것으로 옹호한다면 그것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부정확한 자료를 가지고 확진을 내려도 좋다는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한국 헌법(제21조 1항)은 누구나 원하는 사실을 알 권리를 천명하고 있다. 불투명한 은폐의 관료주의와 한국 의사들의 침묵의 관행은 위헌이다.